수상한 횟집 손님 [신동욱 앵커의 시선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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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riter Date23-09-13 00:00 Hit11 Comment0Lin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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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올해의 사진' 한 장을 꼽으라면 저는, 이 초현실적이고 포스트모던한 순간을 들겠습니다. 천만 도시 서울 골목길에서 마주친 얼룩말 '세로'와 배달 라이더가 얼어붙은 듯 서로를 응시합니다. 머릿속이 하얗게 날아갔을 라이더 헬멧에 이런 말 풍선이라도 그려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. 번짓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만남에 '수상한 손님' 이라고 제목을 단 패러디도 절묘합니다.
#이재명 대표와 불쑥 마주친 횟집 주인도 그런 혼돈에 빠졌을까요. 이럴 때 생각나는 이 대표 어록이 있습니다. "'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' 그랬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고..." "정치라는 게 현실인데 또 말로 어디 해놨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하면 바보 아니냐..." 이 대표는 목포 횟집에서 #수산물 점심을 들고 '참 맛있게 잘 먹었다'는 방명록을 남겼습니다. 그러고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장 으로 가서 규탄했지요. 제게는 도무지 현실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또 하나 초현실적 장면입니다.
지난 유월 이 대표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광어회로 점심을 든 뒤 간담회를 했습니다. '후쿠시마 규탄대회'를 하러 간 길이어서 일부 상인들이 "나가라"며 욕설을 했지요. 그런 뒤 규탄대회에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. "핵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 섞여 있다면 누가 해운대 바다를 찾고, 향기 좋은 멍게를 누가 찾겠느냐"고. 이 대표가, 독극물로 일컬었던 오염수가 정작 방류되자 목포 횟집을 찾은 것이 저는 정치 괴담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. 실컷 퍼뜨렸던 괴담을 스스로 거둬들이는 신호이니까요. 요즘 종종 등장하는 말로 '그로테스크' 하다고나 할까요?
그런데 사건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"오염수 비판과 수산물 먹는 게 무슨 상관이냐"고 했습니다. 이 대표가 수박을 먹으면 '변절자들을 처단하라는 시그널'이라며 수박을 깨는 개딸들도 '뭐가 문제냐'는 반응입니다. 먹방 스타가 수산물을 먹어 치웠을 땐 비난을 퍼붓더니 말입니다.
민주당이 주도하는 #오염수 투쟁은 이미 힘이 빠졌습니다. 이 대표의 단식과 독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후쿠시마 집회 참석자가 첫 집회 3분의 1, 2천 명 선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. '말에게 강물을 먹일 때도 동전을 던져 물값을 치른다'는 옛말이 있습니다. 하물며 단식 전날 느닷없이 당 지도부를 이끌고 횟집에 갔으면 도대체 왜 갔는지 국민에게 설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?
9월 13일 #앵커의시선 은 '수상한 횟집 손님' 이었습니다.\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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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Ch.19]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.\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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